영화 <시네마 천국> 중에서
이런 이야기하는 것부터가 고루한 이야기가 될 수 있습니다.
영화야 자기 재미로 보는 것이지, 무슨 따로 보는 법이 있는 것은 아닌 것이지요.
그런데 영화 평론가라든가 뭐 좀 아는 척 하는 분들이 써 놓은 글을 읽어보면, 감독이 누구고 배우가 누구고 연기력이 어떻고 그 영화 속에 담겨있는 숨은 내용이 어떻고 이런 이야기를 읽어 보면 나 자신이 무척 무식한 것 같아 기가 팍 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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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나는 영화를 순수하게 재미로 보기 때문에 주연 배우의 이름도 잘 모르고, 화면에 얼굴도 나오지 않는 감독 이름을 모르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요. 특별히 최불암, 김혜자, 안성기 등 시도 때도 없이 나오는 분들이야 알 수도 있지만 그 외에는 알기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2007년에 방영됐던 MBC 드라마 하얀거탑 촬영 장면
또 영화를 볼 때 그냥 이야기에 쓸려가는 것이지, 왜 이 화면을 넣었는가? 왜 이 배우가 이런 대사를 하는가? 그 이면에 깔린 이야기는 뭔가 생각하면서 영화를 틈이 없는 것이 아마 내 머리가 나쁜 이유겠지요.
KBS 드라마 <추노>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도 영화를 많이 보는 편인데, 아무 생각 없이 그저 이야기를 따라가는 것이 즐겁지요. 예전에는 서로 칼 싸움을 하면 그 모습을 자세히 보고 따라하기도 했는데, 요즘은 싸우는 장면이 나오면 어차피 주인공이 이길 것이니 빨리 지나갔으면 하는 마음도 듭니다.
이렇게 너스레를 떠는 이유는 그저 영화는 그 영화가 보여주려는 것을 충실히 보고 배를 잡고 구르거나 눈물을 흘리며 감동을 하거나 영화를 통해 새로운 결심을 하거나 위로를 받는 것은 바로 보는 사람들의 마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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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본 영화 중에서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헤리 포터 시리즈 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참 재미없는 영화였습니다. 한 40여 년 전 십대 시절에 읽던 무협지에 비하면, 상상력도 별로이고, 정말 당시 무림고수의 장풍이나 지풍(손가락에서 내 뿜는 바람)을 생각하면 해리포터는 유치하기 그지 없더군요.
그런데 매스컴이나 뭐 엄청난 판타지아라고 난리부르스인데, 그것이야 각자의 취향이니 뭐라 할 수 없지요. 각자 개성의 시대인데요.
어머니의 자식 사랑, 내 자식만 자식이 아닌데, 그래도 어머니는 자기 자식에게 끌리는 본능, 그리고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마지막 장면은 지금까지도 마음 속에 깊게 자리잡고 있답니다.
영화 <마더>의 한 장면
흔들리는 관광버스에 몸부림치는 사람들 내 어머니도 그 군중 속에 함께 쓸려서 몸을 흔드는 모습 그리고 배경음악은 정말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느껴졌습니다.
모든 인생의 어렵고 힘들고 고난의 연속이지만 주어진 생명이기에 그 속에 자신을 던져버린 초탈한 모습은 정말 아름다움과 감동의 극치였습니다.
영화 보여 주려는 것을 그냥 보고, 자신이 느낀대로 느끼는 것 그리고 그 영화를 통해서 시간 낭비를 하지 않았다고 생각된다면 그 보다 더 좋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