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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컨텐츠 이야기/예닝의 <은근한 영상>

[영화] 고독을 잔잔하게 채우다 <만추>

주의! - 스포일러 있음


 안녕하세요~ 예닝입니다^^

이제 완연한 봄이 찾아온 것 같아요~ 

이런 봄에! 산뜻한 영화를 들고 와야 하는데!

오늘은.... 다소... 외로운 영화를 가져왔어요...

 

바로 <만추>입니다.

<만추>가 너무너무 보고싶어서 인터넷에 풀리자마자 다운받아 보았어요!

저는 <만추>가 왜 보고싶었을까요? 현빈? 탕웨이? 포스터?

셋 다예요~!^^ 그리고 뭔가 잔잔하고 포근한 영화일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실제로 잔잔하긴 했지만 포근했는지는.....ㅎㅎㅎ

 

 

 

2011년 현빈 탕웨이 주연 <만추>는 1966년 <만추>의 동명 리메이크작입니다.

 1966년 <만추>에는 신성일씨가 주연을 맡았어요.

줄거리는 두 작품 서로 비슷합니다.

모범여죄수 주인공과 누군가에게 쫒기는 남자주인공의 3일 동안의 애정이야기예요.

그리고 1966년 <만추>는 16회 베를린영화제에 출품되었는데,

2011년 <만추>는 61회 베를린영화제에 초청되어 호평을 받았답니다.

두작품 왠지 평행이론이 생각나네요ㅋㅋ

  

 혹자는 <만추>가 심심하고 재미없다고 하는데, 저도 솔직히 막 재밌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다 보고 난 뒤 마음이 꽉 찬 듯한 느낌이 들었답니다.

물이 찰랑찰랑 조금씩 차서 차오르는걸 모르다가 꽉 찬 느낌이라고 할까요?

그래서 끝에 알아찬 꽉 찬 마음이 오래 남은 것 같아요.

여러분도 <만추>같이 감상하시면서 그런 마음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만추>의 첫장면은 중국인 애나(탕웨이)가 멍들고 흐트러진 모습입니다

거리를 방황하다 어느 거실에서 죽은 남자의 옆에서 체포되죠. 

 

그녀는 남편 살해 혐의로 7년째 복역중입니다.

 모범수였던 애나는 어머니의 부고로 3일간의 휴가를 나오게 되죠

 

가족이 있는 시애틀로 버스를 타고 이동하던 중 한국인 훈(현빈)을 만나게 됩니다.

훈은 애나에게 모자란 버스비 30불을 빌리고 자신의 시계를 맡깁니다.

그리고 작업본능..... 훈은 외로운 여자들을 이용해 먹고사는 인물입니다.

 버스를 타게 된 것도 어떤 여자의 남편이 그를 죽이겠다고 협박해서 도망가면서 타게 된 거예요.

 

도착한 시애틀은 안개가 자욱해서 우중충하고 우울한 분위기입니다.

실제 시애틀의 기후는 연중 온화하지만 적은비가 자주오는 편이라 안개가 자주 낀다고 하네요.

이런 우울하고 고독한 분위기는 애나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듯해요.

 

7년만에 만난 가족들은 애나를 챙기는 듯하지만 그저 겉치레 일뿐입니다.

어머니의 죽음으로 인한 슬픔과 7년동안 혼자였을 애나의 마음에는 관심에 없고

자신들의 관심사에만 싸움만 벌이고 있어요.

애나는 그런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하고 집밖에 나옵니다.

 

하지만 집밖에서는 첫사랑이었던 왕징을 만나게 됩니다.

왕징은 애나가 살인자가 된 원인이기도 해요.

다른사람과 결혼한 애나에게 도망가자 하고 본인은 나몰라라 쏙 빠져버린 배신자죠.

하지만 아무말 못하고 보내버리는 애나입니다.

 

쓸쓸한 마음에 쇼핑을 하는 애나.

하지만 그 마음도 잠시 교도소에서 상황보고 전화가 오자 허겁지겁 핸드폰을 찾습니다.

전화를 끝내고 멍해진 애나... 결국 쇼핑한 옷들을 화장실에 버리고 나와버립니다.

자신의 처지를 너무 처절하게 느껴버린걸까요?

시애틀거리 한복판에서 경직된채로 교도관에게 보고하는 모습이 너무 짠합니다. 

 

애나는 버스정류장에서 멍하니 앉았있다 훈을 다시만납니다.

어디에서도 평안을 찾을 수 없고 외로움 뿐인 그녀는 훈에게 원나잇을 청하죠.

하지만 그마저도 결국 스스로 거절해버리고 맙니다.

그런 마음을 눈치챈 훈은 같이 있자며 제안합니다.

여자의 마음을 잘 아는 훈이니까요~

 

같이 시장도 구경하고 오리버스도 타고~ 

 오리버스를 타는 장면에서 버스기사의 멘트는 저의 가슴을 울렸답니다. 

" 햇빛을 즐기세요. 안개가 다시 끼지전에"

애나에게나 훈에게나 서로가 서로에게 잠시뿐일 위안일지 모르지만

외로움이 오기전에 그 위안과 즐거움을 즐기길 마음속으로 바랬답니다. 

 

그리고 너무나 인상적이었던 장면.

애나와 훈이 다른 커플을 보고 그 커플의 남녀가 되어 

그들의 말을 대변하듯 이야기를 주고받는 장면입니다.

여기서 애나는 왕징을 향한 자신의 사랑과 배신감을 드러나게 되요.  

 

훈에게 마음을 연 애나.

남편을 살해하게 된 상황을 훈에게 중국어로 이야기합니다.

훈은 자신이 아는 유일한 중국어  하오(좋다) / 화이(나쁘다)만 대꾸합니다.

당연히 질문과 답변은 서로 어긋납니다.

하지만 애나에겐 그게 중요하지 않아요. 자신의 말을 들어줄 사람이 필요한거죠.

 

애나 어머니의 장례식날, 훈과 왕징은 서로 만나게 됩니다.

훈은 왕징이 애나에게 어떤 짓을 했는지 알고 있습니다.

훈은 애나에게 중국어를 못하는척! 했던거예요.

 

훈과 왕징은 시비가 붙고 애나는 두사람을 말립니다.

그리고 황당한 이유를 말하는 훈.

"이사람(왕징)이 내 포크를 썼어요. 그런데 사과도 안하잖아요. 그래도 되는거예요?"

 

그리고 애나는 왕징에게 이유를 묻습니다.

왜 그랬냐고... 몰랐더라도 사과해야 하지 않냐고... 절규합니다

애나의 절규와 통곡은 제 가슴을 절이더군요.

아무도 자신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 외로움, 억울함, 배신감. 얼마나 사무쳤을까요?  

 

휴가기간 3일이 다시 버스를 타고 교도소로 향하는 애나.

안개가 짙어 잠시 쉬는 중 훈과 애나는 열정적인 키스를 나눕니다.

애절하다 못해 안타깝고 절절한 사랑.

그들은 애나의 출소일에 이곳에서 다시 만나기로 하고 약속합니다. 

 

출소일에 그 장소에서 훈을 기다리는 애나.

이렇게 영화는 끝이 납니다.

 

 

마지막 장면에 애나는 미소를 짓습니다.

어쩌면 그녀는 훈이 오지 않아도 웃을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제는 추억으로 살 수 있을테니까요.

 

<만추>

 늦가을의 쓸쓸함과 설레이는 추억으로 마음이 꽉차는 영화였습니다. 

감사합니다^^

 

<만추>를 보고싶다면? → '디노파일'에서 검색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