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컨텐츠 이야기/A형 여자의 <섬세한 감성>

[드라마] <유령_ap_05&06> 현장감은 있는 데 긴장감이 없다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6. 19. 10:23

세강증권 디도스 사건으로

박기영과 세강증권 대표 조현민이 한 자리에서 얼굴을 맞댑니다.

박기영은 빛처럼 빠른 두뇌회전으로 사태를 파악합니다.
조현민은 태평양같은 배포로 결정을 내립니다.
두 인물의 아우라가 사정없이 뿜어져 나와 긴장은 극에 달했습니다.


 

5-6화에서는 세강증권 디도스 사건을 시작으로
대한전력 해킹 사건까지 나라를 뒤흔드는 큰 사건이 쉴 새 없이 일어났고

그 와중에 박기영이 너무 큰 활약을 하는 바람에
김우현이 박기영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받게 되었습니다.


 

김우현과 박기영이 경찰대에서 얼마나 돈독한 사이였는지
박기영이 왜 경찰대를 자퇴하게 되었는지
그 오랜 사연까지 다루느라 그 어느때보다 치밀한 흐름을 보여주었지요.

 

그러나, 저는 불편함을 느꼈습니다.

세강증권 디도스 사건을 논의할 때부터
박기영은 김우현이 아니었습니다. 박기영 그 자체였지요.
특히 '이거 뻥카입니다.'라는 대사를 뱉을 때
정말이지 이건 아니지 싶었습니다.
김우현이 저렇게 장난스러운 말투로 느물거리며 말할리도 만무하고
무려 '뻥카'라니요;;;;;

 

 

조현민은 김우현과 알고 지내던 사이였습니다.
김우현은 신효정을 죽인 범인이 조현민이라는 사실까지 알고 있었지요.
물론 박기영은 조현민이 김우현과 어떤 관계인지 모릅니다.
그러나 박기영이 조현민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하더라도
김우현이 되기로 했던 다짐을 너무 쉽게 잊은 것 같더군요.
여전히 김우현을 주시하는 눈이 한둘이 아닌 것을 뻔히 알면서 말이지요.
단적인 예로 권혁주가 옆에 딱 붙어 있는 그 상황에서
박기영이 그렇게 허술하게 자신을 드러낸 점은 큰 오점이었습니다.
그 덕에 조현민은 아무런 증거없이 심증만으로
김우현이 김우현이 아님을 알아차리고 말았네요.

 

<유령>은 사이버상에서 벌어지는 여러가지 사건들을

매우 현장감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큰 그림을 그리느라 작은 부분에서 여러가지를 놓치고 있는 듯 합니다.
첫 회부터 지금까지 악플, 디도스, 해킹, 좀비 PC등
다양한 소재를 치밀하게 엮어냈고

지금까지도 김우현의 정체를 밝히려 혈안이 되어있는 권혁주,
풀리지 않은 신효정 사건 뒤의 거대한 조직 등 궁금한 것 투성이인데
눈에 거슬리는 것들이 자꾸 나타나 실망스럽습니다.


아주 사소한 것이지만 눈에 거슬리는 것이 있습니.

해커들이 위치를 파악한 유강미가 PC방을 찾으러 달리는 그 긴박한 상황에
어쩌면 그렇게도 긴장감없는 달리기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지요.
게다가 그 굽 있는 백구두는....;;;; 정말 아니지 싶었어요.

 

한편 사소하다고 보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습니다.
CCTV가 설치되어 있고 조사실 안의 모든 상황이 모두 녹취되어 보관되며
심지어 그 기록으로 법적 효력까지 행사할 수 있는 그 조사실에서 
유강미는 친절하게도 박기영의 비밀을 핵심을 콕콕 집어가며

요약정리까지 해 주었습니다.
물론, 경찰이니까 녹취기록이 남지않도록 조치를 취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면 시청자들에게 그 조치 과정을 보여주어야 하지 않았을까요?

 

 

여튼 박기영은 장난삼아 보낸 메일로 본의 아니게
경찰청 극비문서를 보고 말았고 절친한 친구의 아버지이자
존경하는 경찰이었던 누군가의 치부가 드러나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그 일로 박기영은 경찰을 믿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 일로 같은 꿈을 꾸었던 청년 김우현과 박기영은
판이하게 다른 길을 걷게 되었지요. 

 

총 20부작인 유령은 이제 절반정도 진행되었습니다.
무대 위에는 이미 모든 주인공들이 모였습니다.

 

이제 흐트러진 조각들이 하나 둘 씩 제자리를 찾아가겠지요?

 

<유령>을 애청하는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서 바라건대
현장감 넘치는 드라마 <유령>이 더 이상
사소한 부분에서 긴장감을 흐리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본방사수 못하는 가엾은 시청자들을 위해 기자님들 제발 좀...
제목에 스포일러 좀 안 넣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_-)!!

 

**<유령> 5&6화는 [디노파일]에서 다시 보실 수 있습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