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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컨텐츠 이야기/황미소의 <무비해장국>

[영화] 동경... 그리고 <은교>

 

안녕하세요^-^ 정말 오랜만에 찾아뵙네요 :-) 다들 잘 지내셨나요?_? 오늘은 영화 <은교>를 한 번 들고와봤어요. 포스터부터 정말 강렬한 영화 <은교>, 모두들 다 보셨나요?

 

 이 영화는 예고편과 포스터부터, 70대노인과 여고생의 부적절한 육체적 사랑을 내세우며 사람들의 호기심과 관심을 왕창!!!!!! 끌어모았었는데요^^;;;

 

사실 영화를 보지 않았을 때는 노인과 여고생의 그렇고 그런(?) 내용을 다룬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약간 부정적이었죠. 그런데 영화를 보니, 나름의 메시지가 담겨 있는 영화더라구요. 

 

 일단 영화 <은교>는 소설을 기반으로 만든 영화라고 하네요.  소설을 먼저 읽은 많은 사람들의 경우 영화를 보고 실망을 했다는 전반적인 반응이 있었어요

그럼 줄거리를 살펴보도록 할까요:-)

 

당대의 위대한 시인인 이적요와 그를 아버지처럼 모시는 제자 서지우. 항상 조용하고 평온한 일상에 어느 날 여고생인 은교가 나타납니다.

 

 

은교는 이적요의 집에서 청소 등과 같은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는데, 이적요는 은교를 곁에 두면서 은교의 젊음과 싱그러움에 이루 말할 수 없는 동경과 사랑을 느끼게 됩니다.

 

 

이러한 모습이 영화 초반부에 잘 묘사가 되는데 "할아버지, 할아버지"하면서 살갑게 다가오는 은교와 평소 무뚝뚝한 성정에 안하던 행동을 은교에게 하는 이적요 (평소에 먹지 않던 빵을 먹고, 은교의 거울을 찾아주기 위해 산에서 바위를 타고 내려가는 장면, 은교가 청소를 할때 옆에서 거드는 장면등등) 의 모습에서 잘 보여집니다

 

 

이 영화에서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노인과 미성년자와의 사랑은 영화초반 이적요의 상상 속에서 나온 젊은 이적요와 은교와의 정사신에서 자극적으로 묘사가 되지만, 그 외의 부분에서는 그저 어떻게 할 수 없는 현실과 자기 감정 사이에서 조심스럽게 다가가는 한 노인의 모습이 그려지고 있습니다.

 

 

이적요의 이러한 감정은 많은 젊은 사람들에게는 불쾌하게 생각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몇 년 전에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우연히 보았는데, 우리 주변의 많은 노인분들이 이런 젊음에 대한 “상상”과 "동경"을 한다고 하니, 허무맹랑한 이야기만은 아닌 것 같네요.

 

한편 제자 서지우는 스승의 천재성을 동경하며, 그를 아버지처럼, 신처럼 따르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은교의 등장으로 자신의 스승이 변해가자, 질투와 분노의 감정을 갖게 됩니다. 

 

 

서지우는 어느 날 그의 스승이 은교와 생활하면서 작성한 단편작품 “은교”를 보게 되고 스승 몰래 본인의 이름으로 작품 “은교”를 세상 밖으로 내보내게 됩니다. 그리고 이 작품은 그 아름다운 필체와 묘사로 문학계의 이목을 단숨에 끌게 됩니다.  당연히 스승 이적요는 분노하게 되죠.

 

서지우가 작품 은교로 이상문학상을 받을 때, 이적요는 축사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너희 젊음이 너희 노력으로 얻은 상이 아니듯이 내 늙음도 내 잘못으로 받은 벌이 아니다.

 

 

한 편, 시인의 세계를 동경하는 외로운 여고생, 은교.

 

작품 은교가 서지우의 작품이라고 믿고 있는 은교는 서지우에게 동경과 사랑의 감정을 느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단순히 동경의 감정이었을까요? 서지우와 은교의 정사씬은 저에게는 약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ㅠㅠ

 

거기다, 서지우와 은교의 정사씬은 전혀 아름답고 순수하게 그려지지 않았어요. 약간 지저분한..그런 느낌이었죠 ㅡ//////ㅡ. 또, 작품 전반부에서 은교가 교복을 줄이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는 분명히 이적요를 의식해서 한 행동이었거든요.

 

 

그렇다면, 몇가지 의문이 남습니다.

 

첫째, 왜 은교는 초반에는 이적요를 의식해서 교복을 줄이는 행동을 했다가, 후반에는 서지우와 육체적 관계를 맺게 되는가?

 

둘째, 서지우는 왜 초반에는 싫어했던 은교와 잠자리를 같이 하게 되는가?

 

제 나름의 생각으로는, 영화 <은교>의 모든 해답은 "동경"이라는 키워드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적요의 은교의 젊음에 대한 동경. 은교의 시인의 세계에 대한 동경. 그리고 스승에 대한 서지우의 동경.

 

은교는 초반에는 이적요라는 위대한 시인에게 동경과 사랑의 감정을 느꼈지만, 서지우가 자신을 소재로 작품을 쓴 것을 안 순간(사실은 이적요의 작품이었지만), 그 동경과 사랑이 서지우에게 간 것이겠죠? 그래서 서지우와 잠자리를 하게 됩니다.

 

서지우는 그토록 동경하던 스승에 대한 질투와 ,스승의  것을 빼앗고 싶은 욕망때문에 은교와 관계를 맺게 되는 것이구요.  

 

 

저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렇게 생각하니 영화가 약간은 이해가 되더라구요^^;; 사실 처음 영화 보았을때는 너무 급작스러운 전개에 당황스러워서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하고 생각했거든요 ㅠㅠㅋㅋㅋ

 

불행하게도 이러한 동경이 좋은 결말로 끝나지 않은 것은 슬픈 일입니다.ㅠㅠ

 

동경이라는 절대적으로 순수한 존재가 파괴되었을 때, 그 파괴의 대상은 순식간에 증오의 대상으로 바뀌어버리는가 봅니다. 이적요가 자신의 제자를 죽이려고 하니까요.

 

 박해일의 노인연기, 그리고 신인이고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연기를 해준 김고은의 연기가 특히 인상깊은 영화 <은교>였습니다.

 

 영화 <은교>는 디노파일에서 다시 보실 수 있답니다.